[칼럼] 청년정치와 세대교체, 박지현을 보면서 드는 생각

심춘보 논설위원 | 기사입력 2022/07/23 [12:21]

[칼럼] 청년정치와 세대교체, 박지현을 보면서 드는 생각

심춘보 논설위원 | 입력 : 2022/07/23 [12:21]

[신문고뉴스] 심춘보 논설위원 = 먼저 본론에 앞서 두 가지를 밝혀둔다. 다른 때와 달리 이야기가 좀 길다. 그렇다고 1.4후퇴 때부터 시작하는 것은 아니니 안심하기 바란다. 민감한 주제다 보니 조심스럽기 짝이 없다. 잘못하다가는 청년들에게 타도의 대상이 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가게를 찾아와 농성이라도 한다면 이거야 말로 큰일이 아닌가?

▲ 지난 지방선거에 앞서 당시 더불어민주당 박지현 비상대책위원장이 대국민 호소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C)자료사진

다른 하나는 누구를 가르치고자 하는 소리가 아니다. 내 두 아들을 가르치기도 벅찬데 남의 딸까지 가르칠 마음은 추호도 없다. 가르칠 만한 주제도 못되지만 지식이 넘쳐나 주체할 정도도 아니고 문수보살처럼 지혜가 충만한 사람도 아니지만 공적 영역이다 보니 인생 선배로서 한마디 거들 뿐이다.

제갈량과 숙명의 라이벌이었던 ‘사마의’는 20대에 최고 실력자인 조조의 눈에 들었다. 조조는 사마의가 밥상을 뒤엎을 상이었으나 인재임을 알아차리고 그를 데려다 쓰기 위해 온갖 방법을 동원했지만 사마의는 교묘하게 빠져나갔다. 조조를 위해 일한다는 것은, 다른 이유도 있었지만 어느 작가의 표현을 빌리자면 호랑이 엉덩이를 쓰다듬는 일이었기에, 말하자면 언제 골로 갈지 모르기 때문에 거부했던 것이다.

하지만 결국 사마의는 30세에 조조의 수하로 들어간다. 그리고 그는 단순한 수하가 아닌 판을 리드해나가는 그림을 그렸고 후흑의 달인답게 본심을 철저히 감추고 자식과 손자가 나라를 훔칠 수 있는 초석을 마련했다. 사마의가 결국 최후의 승자가 될 수 있었던 것은 자신을 이겼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조조에게는 ‘양수’라는 또 다른 신하가 있었다. 우리가 알고 있는 <계륵>의 그 양수다. 양수는 조조의 아들 조식에게 여러 번 번뜩이는 아이디어를 제공해 조식이 위기에서 벗어나게 했다. 오늘 곤욕을 치르고 있는 이준석과 필적할 만큼 똑똑하기로는 말할 수 없었으나 너무 앞서가다 죽임을 당한다. 잔꾀를 부리다가 젊은 나이에 죽임을 당했다. 세상의 깊이를 몰랐던 탓이다.

선거 때가 되면 기성 정치인들은 청년들을 끌어오기 위해 경쟁을 한다. 정치적 야망이 있는 청년들도 그때가 장날이라고 기회를 노린다. 그들이 청년을 끌어오는 이유는 따질 것 없이 선거에 이용하기 위해서다. 청년들은 대단히 출세라도 한 것처럼 들떠서 합류한다. 그리고 선거가 끝나면 그들은 국민보다 먼저 용도폐기된다.

지금 우리 정치판에서 두 젊은이가 화제의 중심에 있다. 사상 초유의 일로 당 대표가 징계를 당해 풍찬노숙을 하고 있는 이준석과, 당 대표 선거에 출마하려다 좌절되어 이제는 폭로전으로 돌입한 박지현이 있다.

건방져서 문제이긴 하지만 이준석은 그래도 정치 밥을 꽤 먹었다. 말이 0선이지 급으로 치자면 재선급은 된다. 세상의 이치, 즉 일찍 피는 꽃이 일찍 진다는 이치를 모른 것 같지만 소위 말하는 정치기술로 어떤 식으로든지 자기 존재를 지속적으로 드러낼 것이다.

박지현은 출마 자격이 없다는 지도부의 해석에도 불구하고 당 대표 선거전에 뛰어들기 위해 소위 ’몽니출마‘를 강행했으나 끝내 좌절되었다.. 자신이 용도폐기된 것에 분개한 나머지 자신이 정치판에 오도록 꽃가마를 내준 이재명의 다리몽둥이를 부러트리기 위해 공격하고 있다. 어른들 입장에서는 괘씸하기도 하고 버르장머리 없다 할 것이나, 같은 또래들 입장에서는 꼰대들의 파렴치함이라 비난할 것이다. 그러나 어른들의 머릿속에 숨어 있는 그도 꽃이 핀다고 다 열매를 맺는 것이 아니라는 경고를 몰랐다.

누구라고 콕 찍어 말할 수 없지만 청년들 영입에 유독 열과 성을 다하는 정치인들이 있다. 원론적으로만 보면 그럴 수 있는 일이다. 그러나 무조건 그렇게 원하는 사람 불러다가 뭘 어쩌겠다는 것인지 모르겠다. 행동대장으로 써먹겠다는 것인지 아니면 자신이 직접 트레이닝을 시켜 정치 판에 풀어놓겠다는 것인지 그것도 아니면 어른들은 말을 들어먹지 않아서 그러는지 알 수 없지만 아직 세상 물정도 제대로 모르는 철부지들을 곧바로 정치 일선에 배치하는 것이 결코 바람직한 일은 아니라고 본다.

이런 말을 할 때마다 유럽의 경우를 많이 든다. 그러나 그들은 이마에 딱지가 떨어지면서부터 트레이닝을 했고, 바닥에서부터 정치를 배웠기 때문에 바로 현장에 투입해도 기성 정치인 못지않은 발군의 기량을 선보일 수 있다.

그러나 우리는 그런 전철을 밟지 않는다. 우선 전면에 세워놓으면 그림이 밝아진다. 세상에 대고 떠들기도 좋다. 반면 선거에 출마할 기회가 생겨 한 번에 당선이 되면 아무리 <공정하다는 착각>을 들이 대도 자신이 잘나서 된 줄 안다. 정치인을 키우는 게 아니라 괴물을 키우는 꼴이다. 실패와 좌절을 경험하지 못한 정치인의 말로는 뻔한 것이다.

박지현이 지금 하는 행위는 기성 정치인들의 행위다. 한마디로 말해서 자기조절 실패다. 잠시 동안 박지현을 추켜세웠던 정치인의 입에서 상큼한 줄 알았더니 앙큼하다는 소리가 나오게 생겼다. 물론 그의 출마를 받아주지 않은 것에 대해 의견이 다를 수 있다.

그렇다고 분에 못 이겨 온갖 일들을 까발리는 것은 결국 자신을 죽이는 일이다. 오늘 상관을 씹는 이메일을 보내는 것이 당장의 분은 풀릴 수 있겠지만 내일이면 참회를 하게 되는 것과 같음이다. 잠시 기다릴 줄 아는 지혜가 없다.

물이 들어왔다고 다 노를 젓는 건 아니다. 박지현의 행위는 돌이킬 수 없는 사고다. 청년에게 어울리지 않는 문법이다. 그런 것은 굳이 배울 필요가 없는데 학습효과가 뒤어난 편인가 보다. 심리학적 관점에서 보면 뇌의 오작동에서 오는 뇌의 방귀다.

그가 지금 벌이는 폭로 행위는 청년정치를 오염시키는 행위로 보일 것이다. 그러다 가뭇없이 사라질 것이다. 스스로 막장의 길로 들어섰으니 누구를 탓하겠는가? 흔히 말하는 지혜의 결핍에서 오는 한계다.

지금 그에게 발등 찍히는 것을 볼 때 그런 것들은 가르치지 않고 잠시 이용해먹기 위해 데려온 것에 대한 자업자득이지만 앞으로 젊다고 무조건 좋은 것은 아니라는 사실도 간과해서는 안 될 것이다. 사마의가 되려면 어떤 처신을 해야 하고 양수가 되지 않기 위해서는 어떻게 자신을 낮추고 경계해야 하는지를 가르쳐 주는 것이 기성세대들이 할 일이다. 그래야 대들보 감을 서까래로 쓰는 우를 범하지 않는다. 그렇지 않고 청년의 힘을 이용해 자신의 정치를 하려는 것은 수작에 불과하다. 죄를 짓는 일이다.

나는 청년을 정치 한복판으로 데려오는 일은 촛불의 심지를 여러 번 자르는 것처럼 신중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한 사람의 인생이 걸린 문제이기 때문이다.

박지현의 경우도 범죄 행위를 밝혔다는 단 하나의 이유를 들어 대한민국 여당의 비대위 공동대표에 앉혔다. 아무것도 증명된 게 없는데 초장부터 너무 큰 물에 풀어 놓았으니 적응이 쉽지 않았을 것이다.

때문에 아무리 명성이 자자하다 해도 무턱대고 데려다 이용해 먹을 것이 아니라 <정치 아카데미> 같은 시스템을 두어 정치 지망생들이 배울 수 있는 장을 마련할 것을 주장해 왔다. 그곳에서 진보적 사고를 가진 청년과 보수적 사고를 가진 청년이 함께 배워가면 지금 보다 훨씬 나은 우리 정치가 될 것으로 확신하기 때문이다.

그렇게 되면 상대를 이해하는 폭도 지금보다 훨씬 깊을 것이다. 처음부터 그렇게 훈련되면 정치는 대화와 타협의 산물로 자리매김할 것이다. 지금처럼 선거때만 되면 내용물은 보지 않고 디자인에 정신 나가 무분별하게 데려다가 써먹으려는 행위는 우리 정치나 청년들에게 이로울 게 없다. 박지현 사태가 적나라하게 보여주고 있다.

끝으로 ‘사마의’의 잠언 하나를 보내면서 마무리한다.

“기교를 사용하되 과시하는 것은 좋은 일이 아니다. 기교를 과시하는 이유는 작게는 경박하기 때문이고, 크게는 마음 씀씀이가 바르지 못하기 때문이다.”


원본 기사 보기:신문고뉴스
이 기사에 대한 독자의견 의견쓰기 전체의견보기
기사 내용과 관련이 없는 글, 욕설을 사용하는 등 타인의 명예를 훼손하는 글은 관리자에 의해 예고없이 임의 삭제될 수 있으므로 주의하시기 바랍니다.
닉네임 패스워드 도배방지 숫자 입력
내 용
정치
동구,사회적경제 ‘브릿지 데이’ 성료
광고